2014년 2월 8일 토요일

기름유출 사고와 기업의 이미지 광고

사고로 환경을 파괴한 기업에 대해서, 법적 처벌 외에 소비자가 외면함으로써 응징을 할까? 한단면 어느정도나 할까? 이 기업이 사고전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 소비자의 처벌은 약해질까? 다들 주장은 많이 할 수 있으나, 계측하기도 입증하기도 어려운 주제.

2010년 4월 BP의 멕시코만 유정이 폭발하여 대량의 기름이 유출되었던 사고가 발생했는데, 세명의 경제학자가 이 사례에 대한 분석을 시도: Lint Barrage, Eric Chyn and Justine Hastings (January 2014), "Advertising, Reputation, and Environmental Stewardship: Evidence from the BP Oil Spill," NBER Working Paper No. 19838.

1. 소비자의 응징

사고기간 동안 BP 주유소는 다른 주유소에 비해 판매가격은 갤런당 4.2센트, 판매량은 3.6% 하락하였다. 마진도 주유업계 표준에 비해 25% 하락하였다 (모두 경제적으로도 통계학적으로도 유의).

아래 그림은 사고발생 이전에 BP 주유소의 평균 가격이 다른 주유소의 평균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가, 사고발생 이후 반전되었고, 이것이 사고수습 (2010년 9월) 이후 다시 재반전 되는 것을 보여준다.


2. 응징의 기간

이러한 소비자의 응징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그림에서 파란색 라인은 소비자들이 이 사고에 관심을 두는 정도를 표시한다. 구글에서 검색어 oil spill이 등장하는 빈도를 2010년 1월에 대비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예컨데 2010년 6월 경의 값이 50인데, 1월에 비해 50배 정도 검색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심은 9월 유출을 봉쇄한 이후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다.

두 그리에서 빨간 색 마크는 각각 BP의 상대적 가격하락과 상대적 판매량 하락을 보여주는데, 가격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때는 관심이 폭발한 것과 약간의 시차를 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어쨋든 가격은 사고의 수습과 더불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다 (1번의 그림과 정합적). 반면에 판매량은 사고수습과 관심의 정상수준 복귀에도 불구하고, 사고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사고수습 및 가격정상화 이후에도 마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3. 이미지광고의 응징강도 약화 효과

BP는 이 사고 이전에 정유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 할 정도록 대규모 친환경 이미지 광고를 수행하였다 (Beyond Petrolume Campaign). 이를 통해서 많은 광고상도 수상했고, 기업이미지도 매우 좋아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캠페인이 사고에 대한 소비자의 응징에 영향을 미쳤을까? 이들은 BP의 친환경 광고가 많이 방송된 지역과 적게 방송된 지역을 구분해서 이 효과를 살펴보았다.


위 그림에서 검은색은 광고를 많이 한 지역이고 붉은색은 적게 한 지역이다. 두 지역의 사고 발생 전과 후 기간에 걸친 점유율계수를 보면 완전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두 광고지역의 선택은 랜덤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BP가 내부 기준에 따라 선택한 것일테니 좀 유의할 것이 있을 터, 이들은 광고량 이외에 소득, 친환경정도 (녹색당 기부금 친환경단체 가입율 등) 등의 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광고비 효과는 분명하였다.

추가적인 변수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친환경정도가 높을수록 응징의 강도는 컸으나, 소득이 높을수록 응징의 강도는 약했다. 그런데 소득이 높을수록 친환경정도가 높아서 두 변수는 서로 중화.

여하튼 기업의 이미지 광고가 사고후 보험의 역할을 수행한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점에서 흥미롭다.

4. 소감

분석의 내용 자체가 흥미롭다. (악덕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응징, 이 응징이 초래하는 가격/판매량/마진의 양적 효과, 응징 기간, 이미지광고의 응징 중화 효과)

그리고 정말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구나 하는 생각. 우리도 정부에서 휘발유값을 잡겠다고 몇년전부터 주유소별 가격정보를 인터넷으로 지도와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 뭐가될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히 의미있는 다양한 분석을 시도해볼 수 있을텐데...하는 아쉬움도 살짝.

그리고 기업 이미지 광고. 아마 두가지 반응 아닐까? 첫번째는 악덕기업이 광고를 통해서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의 효과라는 측면에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두번째는 이미지 광고가 순전히 광고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어느정도는 그 이미지에 맞도록 실체를 바꾸려는 노력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므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두가지 측면이 다 있는 것.... 이미지광고가 더 많이 하도록 하는 푸쉬와 광고에만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경각심이 모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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